죄 많은 韓 축구 팬들의 한계는 어디까지?
죄 많은 韓 축구 팬들의 한계는 어디까지?
손흥민 No.1 英 매체 언제나 골 책임지는 선수 SON
바람 잘 날이 없다. 축구 팬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달하는 모습이다.
최근 축구계를 뒤흔든 ‘탁구 게이트’가 일단락되자마자 또 다시 악재가 터졌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둔 전지 훈련 기간 축구협회 직원과 일부 선수들이 카지노에서 쓰이는 칩을 건 카드놀이를 했다는 폭로까지 터졌다.
성난 팬심에 제대로 기름을 붓고 불을 지폈다.
오는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을 앞두고 응원을 거부하자는 축구 팬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팬들은 아시안컵 이후 많은 상처를 받았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역대 최고 전력을 자랑하는 만큼 64년 만의 우승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초라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무능함 아래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며 준결승에서 허무하게 탈락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임 당시에도 각종 논란에 휩싸였던 인물이다.
지난 2019년 11월 헤르타 베를린(독일)을 맡았지만 단 10주 만에 지휘봉을 내려 놓았고, 구단과 상의 없이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사퇴를 발표하는 등 기행을 벌였다.
축구협회는 이런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해 원칙과 시스템을 무시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잦은 외유와 재택 근무 등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아시안컵 기간에는 전술 부재, 선수단 관리 실패 등 여러 문제점을 노출하며 우승에 실패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의 자유를 강조했지만 사실상 방임에 가까웠다. 그 결과 대표팀 내부에서도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먼저 이강인이 아시안컵 기간 손흥민과 물리적으로 충돌한 이른바 ‘탁구 게이트’가 축구계를 큰 충격에 빠뜨렸다.
이후 이강인이 영국 런던에 있는 손흥민을 직접 찾아가 사과했고, 손흥민이 용서하며 갈등이 봉합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강인을 향한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3월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이번만큼은 징계 차원에서라도 소집하지 않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 임시 사령탑에 오른 황선홍 감독의 선택은 정면 돌파였다. 황 감독은 이강인이 축구 팬들에게 경기력으로 사죄할 기회를 줬다.
이제 이강인을 비롯한 선수들이 축구로 성난 팬심을 달랠 일만 남은 듯했다.
그런데 3월 A매치를 앞두고 추가 악재가 터져 또 다시 큰 혼란에 휩싸였다.
지난 14일 축구협회에 따르면 아시안컵 개막 전 1월 3일부터 10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진행한 전지훈련 중 일부 선수와 직원 A 씨가 한국에서 가져온 칩을 사용해 카드놀이를 했다.
A 씨는 현장에서 선수단 지원 업무를 맡은 팀장급 직원이었다.
카드놀이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돈을 걸고 했다고 하더라도 소액이라면 용인될 만하다.
그럼에도 64년 만의 우승을 목표로 대회에 나가면서 칩을 챙겨간 것 자체는 비상식적인 행동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축구협회는 “선수들이 음료 내기 등을 위해 돈 계산을 하는 등 소액의 내기를 한 적이 다수 있었다”면서 “(이번 사건은) 도박성 행위와는 엄연히 다른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충분히 도박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고, 실제로 팬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한국 축구는 끊임없는 논란으로 병들고 있다. 이에 태국전을 앞두고 보이콧을 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탁구 게이트’에 이어 ‘카드 게이트’까지 일으킨 축구협회의 국가대표 운영 미흡에 대해 항의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국가대표팀 응원단 ‘붉은 악마’는 보이콧 없이 응원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SNS를 통해 “(조직) 존재의 본질은 선수들을 응원하는 것”이라며 “보이콧을 하지 않고 더 큰 목소리로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해당 경기 티켓은 13일 오후 매진을 이루며 팬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현시점 한국 축구가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하나둘씩 떠나는 팬심을 되돌릴 길은 영영 사라질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