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
항저우 대참사 男 배구

항저우 대참사 男 배구 파키스탄에 0-3 충격패

항저우 대참사 男 배구 파키스탄에 0-3 충격패

삼성 은희석 감독의 조준희 승부수 통할까?

임도헌호가 완전히 침몰했다.

21년 만에 아시아 정상 정복을 목표로 야심차게 출항했지만 결과는 61년 만에 ‘노메달’ 수묘였다.

국제배구연맹(FIVB) 랭킹 27위 한국은 22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시 중국 섬유 도시

스포츠센터 체육관(China Textile City Sports Centre Gymnasium)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배구

12강 토너먼트 51위 파키스탄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0-3(19-25 22-25 21-25)으로 졌다.

한국은 이날 패배로 메달 획득이 좌절됐다.

순위 결정전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우승을 목표로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입상권 밖으로 밀려난 사실 자체가 치욕이다.

임도헌 감독은 세터 한선수, 리베로 박경민, 아웃사이드 히터에 나경복과 전광인,

아포짓 스파이커에 허수봉, 미들 블로커 김민재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출발부터 불안했다. 5-6으로 맞선 1세트 초반 허수봉, 나경복의 공격 시도가 파키스탄의 블로킹에

연달아 걸리면서 점수 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파키스탄의 타점 높은 공격에 리시브까지 흔들리면서 5-9까지 끌려갔다.

임도헌 감독은 일단 타임아웃으로 흐름을 끊은 뒤 전열을 가다듬었다.

이후 파키스탄의 범실과 한선수의 연속 서브 에이스 등을 묶어 9-10까지 쫓아갔다.

주축 선수들이 조금씩 몸이 풀리면서 주도권을 되찾는 듯 보였다.

그러나 9-11에서 김민재의 오픈 공격이 파키스탄 블로킹에 막혔고 한국의 범실이 겹치면서 게임이 어렵게 흘러갔다.

13-14까지 추격하기도 했지만 한국은 공격 전개가 매끄럽게 풀리지 않았다.

평균 신장 195cm 이상의 파키스탄 미들 블로커진이 한국 주포들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한국은 1세트 후반에는 17-21까지 열세에 몰리면서 점점 더 궁지에 몰렸다.

파키스탄의 기세에 점점 더 밀렸다.

파키스탄 세터 나비드 무함마드 카시프는 중앙 속공과 양쪽 날개를 적절히 활용하는 경기 운영으로

한국을 괴롭혔고 1세트는 25-19로 파키스탄이 가져갔다.

첫 세트를 빼앗기자 한국 벤치는 허리 통증으로 휴식을 취하던 에이스 정지석을 2세트 초반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좀처럼 경기력이 개선되지 않았다.

공격수들이 파키스탄의 높이를 뚫지 못해 블로킹에 공격 시도가 저지 당하는 횟수가 점점 늘어났다.

고전하던 한국은 11-14로 끌려가던 2세트 중반 반격에 나섰다.

허수봉의 오픈 성공과 파키스탄의 연이은 공격 범실, 김민재의 득점으로 15-15로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동점 이후 파키스탄의 공세를 막지 못하고 범실로 18-21까지 다시 격차가 벌어지기도 했지만 한국은

나경복의 연속 득점으로 20-21까지 쫓아간 뒤 20-22에서 파키스탄 공격 범실로 한 점을 더 보태 21-22로 희망을 이어갔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한국은 승부처에서 완전히 무너졌다.

나경복의 공격이 블로킹에 막히고 곧바로 실점하며 21-24가 됐다.

허수봉의 득점으로 한점을 만회했지만 22-25로 2세트까지 파키스탄에 넘겨줬다.

3세트에도 반전은 없었다.

초반부터 1-4로 끌려가며 파키스탄의 기세에 완전히 짓눌려 어느 하나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정지석의 공격 성공, 파키스탄의 범실, 정지석의 블로킹으로 4-4 동점을 만들고

접전 상황을 펼치기도 했지만 7-7에서 파키스탄의 서브 에이스와 허수봉과

나경복의 공격 범실로 순식간에 7-10으로 벌어지면서 전의를 완전히 상실했다.

파키스탄은 흔들리는 한국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3세트 리드를 잡은 이후 한국과 꾸준히 2~3점 차를 유지하면서 저항을 쉽게 따돌렸다.

안정적인 리시브, 선수들의 연계 플레이까지 매끄러웠다.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자주 노출한 한국과 크게 대비됐다.

한국은 끝내 반전을 만들지 못하고 무너졌다.

이미 넘어간 승부를 되돌릴 힘이 임도헌호에는 없었다.

3일 연속 게임을 치르는 강행군 속에 선수들의 잔부상이 악화되면서 게임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마땅한 카드를 내지 못했다.

한국은 결국 3세트까지 파키스탄에게 헌납하면서 셧아웃 패배의 희생양이 됐다.

2000년대 중반까지 아시아 무대를 호령했던 호랑이는 이제 머나먼 과거의 얘기가 됐다.

공격수들의 기량은 아시아권에서도 통하지 않았고 모든 면에서 부족한 부분 투성이라는 냉혹한 현실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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