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기성용 신중하게 고민하겠다
기로에 선 기성용 신중하게 고민하겠다
“지난 3년 반 동안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팀에 도움이 되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고려하면서 미래를 신중하게 고민하겠다.”
FC서울을 대표하는 ‘아이콘’ 기성용(34)은 여전히 미래에 대한 고심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면서 재계약과 결별을 사이에 두고 있는 그는 아직 어느 한쪽을 결정하지 못했으며, 시즌이 끝난 후에 신중하게 고민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기성용은 2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는 등
중원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며 FC서울의 4-3 역전승을 견인한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시즌이 끝난 후에 팀에 도움이 되는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미래를 신중하게 고민하겠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기성용은 중원에서 존재감을 유감없이 뽐냈다.
안정적으로 빌드업을 이끌어 가고, 득점을 터뜨린 데다 정신적인 지주 역할까지 맡으면서 서울이 시즌 첫 역전승을 거두는 데 앞장섰다.
실제 K리그의 공식 부가 데이터 제공업체인 ‘비프로일레븐’에 따르면 그는 풀타임을 소화하는 동안 슈팅 5회를 때려 유효슈팅 2회를 연결했고,
드리블 돌파 성공과 기회 창출 각각 1회씩 기록했다. 또 가로채기와 클리어링, 태클 각각 1회씩 기록했다.
기성용은 “이번 시즌에 역전승을 거둔 적이 없었는데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얻어낸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팬분들이 찾아주셨는데 조금이라도 좋은 선물을 드린 것 같아서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재역전을 통해 승리를 거둬서 기분이 좋다.
어쨌든 경기장 안에서 지는 거는 싫고, 어떤 상황이든, 또 어떤 승부든 무조건 이기고 싶은 게 제 마음이다”며
“오늘 같은 경기도 사실 실점을 계속하면서 어려운 경기가 됐었는데 마지막까지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들이 많이 컸던 게 승리로 이어졌다”며 승리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이날 기성용은 약 60M 장거리 골을 터뜨렸다.
하프라인을 넘기 직전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하던 나상호(27)와 눈빛을 주고받은 후 롱패스를 찔렀는데,
볼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시즌 2호골을 뽑아냈다.
득점 후 그는 얼떨떨해하더니, 이내 동료들과 얼싸안으면서 기뻐했다.
기성용은 “상호한테 패스하려고 했는데, 그게 사실 저도 자세히 기억이 안 난다.
돌아가서 다시 영상을 돌려봐야 할 것 같다”고 웃음을 지은 뒤 “어쨌든 골은 골이니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 골이야 항상 넣으면 기분이 좋다”고 득점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시즌 초반에 골이 좀 들어갔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막바지에 와서 골이 들어가는 게 아쉽긴 하다.
남은 세 경기에 기회가 된다면 더 골을 넣고 싶다”고 아쉬움을 전하면서 동시에 추가골을 다짐했다.
최근 기성용은 “제일 고민인 것은 제가 팀에 도움이 되냐, 안 되냐 그 생각을 가장 많이 하고 있다.
올해 계약이 끝나는데 어떤 게 개인적으로나 팀에 필요한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며 “서울이 세대교체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제가 도움이 될지 명확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를 두고 일부 서울 팬들은 기성용이 은퇴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 아니냐는 걱정과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팬들은 서울을 대표하는 ‘리빙 레전드’인 만큼 반드시 재계약을 통해 더 오랜 시간 함께 하길 바란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