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벤투 감독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이별을 택한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은 다른 누구도 아닌 본인에게 커다란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월드컵 16강 진출은 벤투 감독 본인에게도 처음 겪는 일이기 때문이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일정을 마치고 지난 7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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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 H그룹에서 1승 1무 1패를 기록, 객관적 전력상 열세라는 평에도 불구하고 16강에 진출하는 기쁨을 맛봤다.
비록 16강전에서 이번 대회 최대 우승후보 브라질에게 대패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는 점에 많은 팬들이 박수를 아끼지 않고 있다.
더욱이 부임 내내 일관적으로 유지했던 ‘능동적 축구’를 통한 성과였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지니는 성과다.
그런데 이번 카타르 월드컵 성과는 한국 축구는 물론 벤투 감독의 축구 인생에도 남을 대단한 성과다.
벤투 감독은 유달리 FIFA 월드컵과는 좋은 인연을 맺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그 아픔을 극복했다.
현역 시절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 축구 국가대표팀의 핵심 자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본선 진출 기회를 쉽사리 얻지 못했다.
국가대표팀 최고참이 됐을 때 겨우 2002 FIFA 한일 월드컵 본선을 누빌 수 있었는데,
대회의 강력한 우승후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예선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떠나는 벤투 감독
한일 월드컵은 벤투 감독의 현역 시절 국가대표 마지막 대회였다는 점에서 본인에게 매우 아픈 기억이었을 것이다.
지도자가 되어 12년 뒤, 포르투갈 축구 국가대표팀의 수장으로서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에 나설 기회를 잡았다.
유로 2012 준결승 진출로 지도자로서 주가를 한창 드높이고 있었기에 자국 내의 많은 팬들의 기대가 컸다.
하지만 포르투갈은 기대와 달리 조별 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맛봤다.
첫경기 독일전에서 페페가 토마스 뮐러에게 ‘박치기 사건’을 일으키면서 0-4로 대패하며 잘못 꿴 첫 단추가 내내 발목을 잡았던 것이다.
그리고 이 브라질 월드컵을 기점으로 벤투 감독의 지도자 커리어는 꺾이게 된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한국의 지휘봉을 잡아 축구 철학에
대한 논쟁이 끊이질 않았고, 선수 기용에 대한 외부의 비판도 꽤 많았다.
가장 위기감이 고조된 건 카타르 월드컵 H그룹 2라운드 가나전이 끝난 직후 앤서니 테일러 주심에게 거세게 항의하다 당한 퇴장 때였다.
월드컵 역사상 1호 퇴장 감독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건 둘째치고, 16강 여부가 걸린
중차대한 포르투갈전에서 지휘를 하지 못했으니 궁지에 몰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듯, 드라마틱한 역전 16강행을 이루어냈다. 즉, 벤투 감독은 현역 시절과
지도자 시절을 통틀어 한 번도 인연을 맺지 못했던 16강을 한국의 수장으로서 일구어 낸 것이다.